김동률
내 마음은
뜨겁지 않은 사람이 됐어
웬만하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어
예전처럼 조그만 일에 화내지 않고
조금씩 무던해졌어
혼자 있는 게 편하게 됐어
사람들과 부대끼는 게 피곤해졌어
이러다 나 다시는 사랑할 수 없을까
걱정되다 체념하다 또 너를 생각해
내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
내 마음은 아직도 네 곁에
가져갔는지 내가 두고 온 건지
그냥 멀어진 건지 어느새
나 욕심이 덜한 사람이 됐어
약속 없는 멍한 시간에 익숙해졌어
이러다 또 갑자기 다시 사랑이 오면
어떡하지 지금은 나 줄 게 없는데
내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
내 마음은 아직도 네 곁에
되돌려 받을 생각조차 못해서
텅 빈 그대로 이렇게
내 마음은 내 마음은 그대로 멈춰서
너를 부르고 자꾸 다 들춰내고 살아있다 말하고
내 마음은 언제나 그 자리
내 마음은 아직도 네 곁에
되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린 채
다른 시간을 사는 내 마음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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